[앵커]
Q. 먼저 김철중 기자, 검찰 소환 통보는 이재명 대표가 직접 받은 건가요?
이 대표가 직접 받은 건 아니고 국회 민주당 대표실로 검찰이 전화를 걸었습니다.
어제 오후 5시반쯤 첫 통화에서는 소환 일정을 조율해야한다며 이재명 대표의 다음주 일정을 물었습니다.
몇차례 전화를 주고받았는데, 오후 6시 쯤 검찰은 다시 대표실로 전화해 오는 28일로 소환 날짜를 통보했다고 합니다.
공식 문서는 오늘 오전 9시 역시 민주당 대표실로 팩스를 통해 보냈습니다.
소환 통보 사실이 공개된 오늘은 공교롭게 이 대표의 호적상 생일이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은 통보가 일방적으로 이뤄졌고, 언론에 소환 사실이 먼저 공개됐다며 검찰을 비판했습니다.
(박건영)
그런데요,검찰의 생각은 다릅니다.
일반 소환대상자의 경우에도 전화로 먼저 구두 통보한 뒤 출석요구서를 보내는 게 일반적이라는 겁니다.
또 어제 부장검사가 직접 의원실로 연락해 당대표실 관계자와 통화하며 소환 일시를 전달했고, 조사 일정을 협의할 담당자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는 건데요.
그 이후에 추가로 팩스와 특급등기우편으로 출석요구서도 전달해서 이게 어떻게 이례적이거나 무례하냐는 겁니다.
Q. (박건영 기자) 여러 의혹들이 많은데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소환됐어요. 성남 FC 후원금 의혹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주시죠.
A.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했던 2014년부터 2017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죠.
성남시장이 구단주인 성남FC가 성남에 있는 6개 기업에게 광고비와 후원금, 160억 원을 유치했는데, 성남시가 이 돈을 받고
그 대가로 토지 용도 변경 등 각종 사업 편의를 봐줬다는 게 핵심 혐의입니다.
후원금 50억 원을 낸 두산건설은 그 대가로 분당구 정자동 병원부지 용도를 변경해 사옥을 짓고, 수천억 원대 개발 이익을 거둔 혐의로 전 대표가 기소됐죠.
검찰은 이후에도 네이버, 농협, 차병원 등 후원금 제공 기업들을 압수수색했고,
어제는 정진상 전 실장도 불러 조사하며 혐의를 다져왔습니다.
Q. (박건영 기자) 이재명 대표에게 적용된 혐의가 제3자 뇌물공여 혐의에요. 직접 받은 건 아니고 제3자에게 뇌물을 주도록 한 혐의 맞죠?
A. 제3자 뇌물은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제3자에게 뇌물을 제공하게 했을 때 성립하는 죄인데요.
검찰은 성남시가 관내 기업들의 시급한 인허가 현안이나 민원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이재명 대표가 구단주였던 성남FC에 광고비나 후원금으로 내게 한 돈이 3자에게 준 뇌물이라고 의심하고 있는 겁니다.
Q. (박건영 기자) 그런데 첫 소환이 성남 FC후원금인 이유가 수사 속도가 제일 빨라서 인가요?
검찰은 이재명 대표 관련한 여러 수사의 진행 속도를 따로 조율하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성남FC 사건은 수년째 수사가 진행된 만큼 확보한 증거 자료도 많고 관련자 조사도 많이 진척돼 있거든요.
거기에 어제 정진상 전 실장까지 조사를 마친 만큼 이 대표 소환을 더 이상 미를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걸로 보입니다.
Q. (김철중 기자) 이재명 대표는 성남 FC 관련해서 본인과 무관하다, 무혐의 났던 걸 억지로 파헤친다 이렇게 보는 것 같던데요?
네, 실제 경찰은 지난해 9월 이 대표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결정을 내렸죠.
이 대표도 오늘 "대장동 수사가 막히니 성남FC 사건으로 소환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은 더 나아가 기업 유치나 후원을 이끌어내는 건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상적인 업무라고 반박했습니다.
[박성준 /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기업을 유치하고 광고를 받은 것이 죄라면 대한민국 모든 자치단체장은 유죄입니다. 이럴 것이면 전국 모든 자치단체의 후원과 기업 유치에 비리가 있는지 전수조사를 합시다."
(박건영)
경찰이 지난해 9월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종결했던 건 맞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 소환도 없이 서면 조사만 해서 무혐의로 종결해 부실 논란이 일었거든요.
올해 1월엔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성남지청 박하영 차장검사가 수사 뭉개기를 비판하며 사직서를 내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경찰이 보완수사에 나서 지난 9월, 이재명 대표의 제3자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된다며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오늘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짧게 입장을 밝혔는데요.
"성남시라는 지자체에서 벌어진 유착 비리를 수사하는 것"이라며,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할 걸로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Q. (김철중 기자) 가장 관심이 가는 대목은 이재명 대표가 소환에 응하느냐에요. 28일이면 6일 남은 건데,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출석할지 안 할지는 지금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일단 소환일인 28일은 이 대표가 광주 전남을 돌며 1박2일 민생투어를 하고 있을 때입니다.
소환에 응하지 않고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윤석열 정권과 검찰을 강하게 비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가 평소 "소환이든 재판이든 응하겠다"고 얘기를 한 만큼 소환에 응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이 대표가 현재 지방 일정 중이라서 내일 본회의에 맞춰 국회로 돌아오면 소환에 응할지, 날짜를 조율할지, 서면 조사를 요청할지 등을 당 지도부와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Q. (박건영 기자)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거에요?
검찰의 선택지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지난 9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사건처럼 서면조사로 끝낼 수도 있고요.
이 대표가 소환을 계속 거부하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도 있는데요.
다만 이재명 대표는 현직 국회의원이기 대문에 국회에서 체포동의를 받아야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민주당이 과반이 넘는 의석수를 가진 상황에서 체포동의안 가결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Q. (박건영 기자)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 진행되는 게 많잖아요. 추가 소환 가능성도 있겠죠.
서울중앙지검의 대장동 수사는 김용, 정진상 등 최측근이 모두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상황에서. 김만배 씨가 빼돌린 돈이
어디로 흘러가 어떻게 쓰였는지 추적하는 수사가 진행 중인데요.
이 수사도 결국엔 이재명 대표의 배임 의혹을 밝히기 위해 소환이 불가피할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고요,
쌍방울 그룹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 수사는 속도가 더디게 보이지만, 역시 이 대표와 직결돼 있습니다.
성남FC 관련 이번 소환 통보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법조계에서 나옵니다.
Q. (김철중 기자) 민주당은 고민이 많아 보입니다.
네, 지난 9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소환 통보를 받았을 때는 응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그 이후 김용, 정진상 등 이 대표의 측근들까지 구속됐고,
당내에서도 '대표직을 내려놓고 수사 받으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만약 이번에도 응하지 않으면 '이재명 방탄'이라는 비판이 커질 수밖에 없겠죠.
그렇다고 소환에 응하자니 앞으로 대장동이나 쌍방울 관련 수사 등 매번 검찰에 출석해야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